베트남 20년 차가 본 ‘동남아 한일전’… 베트남 태국 축구에 목숨 거는 이유

베트남 태국 축구

현재 베트남의 최고 핫이슈는 단연 AFF Cup 2026입니다. 드디어 오늘 저녁, 동남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운명의 결승전이 하노이에서 펼쳐집니다! 상대는 동남아의 오랜 숙적 태국. ‘동남아 한일전’이라 불리는 베트남과 태국의 최종 우승을 향한 한판 승부가 곧 시작됩니다.

저는 오늘 저녁 개인 일정을 모두 비우고 일찍 귀가할 예정입니다. 함께 거리로 나와 응원하지 않을 거라면, 광란의 응원 열기와 인파는 반드시 피해야 하니까요. 오늘은 집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하려고 합니다.

베트남 축구 열기
[베트남 축구 열기] 베트남 사람들도 맥주집이나 야외에 모여 함께 축구를 봅니다.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대회 기간이 되면 회사 직원들도 아침부터 “오늘 경기 몇 시에 시작해?”, “어느 팀이랑 붙어?”라며 온통 축구 이야기뿐입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대형 TV가 설치된 맥주집과 식당은 순식간에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주요 광장이나 공공장소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거대한 응원 장소로 변하곤 합니다.

베트남 붉은 악마
[베트남 붉은 악마] 하노이 미딘 스타디움 최종전을 기대합니다.(https://vnexpress.net)

마치 2002년 한국의 붉은 악마 응원전을 다시 보는 듯합니다. 금별홍기와 붉은색 옷을 맞춰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온통 붉은 물결을 이루는 모습은 한국인에게도 몹시 친근하고 가슴 뛰는 광경입니다.

AFF Cup 2026 최종전을 기다리며, 베트남 사람들은 왜 이토록 축구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왜 태국만큼은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지… 동남아 최대 라이벌전인 베트남과 태국의 축구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1. 베트남 20년 차 ‘안쵸이’가 체감하는 AFF Cup의 열기

[베트남 우승] AFF Cup 2024 베트남 현지 안쵸이
[베트남 우승] AFF Cup 2024 베트남 현지 안쵸이

저는 아직도 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했던 2024년 AFF Cup(아세안 축구선수권대회)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당시 결승전에 진출했을 때, 저 역시 회사 직원들과 함께 호찌민 광장으로 나가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광장은 온통 붉은색 유니폼과 베트남 국기(금별홍기)의 물결로 가득 찼고, 골이 터질 때마다 수만 명의 인파가 동시에 일어나 거대한 함성을 질렀습니다. 마침내 베트남의 우승이 확정되자 거리 전체가 승리를 축하하는 광란의 축제 장소로 변했습니다.

📌 AFF Cup(ASEAN Championship)이란 어떤 대회일까?

AFF Cup 2026

⚽ 공식 명칭: ASEAN Championship

베트남 현지에서는 주로 ASEAN Cup 또는 구 명칭인 AFF Cup으로 불림

⚽ 대회 주기

1996년 창설 이후 2년마다 개최되는 동남아시아 최고 권위의 축구 대회

⚽ 우승 기록

– 베트남 총 3회 우승 (2008년, 2018년, 2024년)

– 태국 총 7회 우승 (대회 최다 우승국)

우승 통계만 보더라도 오랫동안 동남아시아 축구 맹주로 자리 잡았던 태국의 위상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습니다.

2. 베트남은 왜 유독 ‘태국전’에 목숨을 걸까?

오랫동안 태국은 동남아시아 축구의 넘을 수 없는 벽이자 Absolute Strong(절대강자)으로 여겨졌습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베트남이 다른 국가를 상대로 아무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더라도, 태국만 만나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태국은 베트남 축구가 도달해야 할 ‘최종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태국을 이긴다는 것은 단순히 승점 3점을 얻는 것을 넘어, 오랫동안 자신들보다 앞서 있던 라이벌을 드디어 뛰어넘었다는 강력한 성취감을 선사합니다.

💡 축구를 넘어선 경제·문화적 라이벌 관계

‘동남아 한일전’ 단순히 스포츠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베트남과 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관광, 경제, 인프라 등 여러 분야에서 늘 비교 대상이 되는 국가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태국은 가장 익숙하면서도 늘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웃나라이기에, 축구장에서 맞붙었을 때 승부욕이 배가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 역대 우승의 결정적 순간에는 늘 태국이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베트남이 거둔 세 번의 AFF Cup 우승 중 두 번이 태국과의 결승전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1. 2008년 결승전

베트남이 태국을 꺾고 역사상 처음으로 동남아 정상에 올랐습니다. 특히 2차전 종료 직전 터진 레꽁빈(Lê Công Vinh)의 극적인 헤더 골은 지금까지도 베트남 축구사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2. 2024년 결승전

베트남은 결승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합계 스코어 5대3으로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마다 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던 성공의 기억이 쌓이면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태국전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동남아 한일전
[동남아 한일전] 베트남 태국 축구 결승 1차전 승리

💡 한국의 ‘한일전’과 닮은 꼴 감정

한국인 입장에서 이 감정은 ‘한일전’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배경은 다르지만, 스포츠에서 느끼는 라이벌 의식과 감정의 크기는 매우 비슷합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와의 경쟁도 치열해졌지만, 오랫동안 쌓여온 태국전만의 깊은 서사와 중압감을 넘어서지는 못합니다.

3. AFF Cup 2026: 베트남이 꿈꾸는 완벽한 시나리오

이번 AFF Cup 2026 결승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서사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2일,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베트남은 하이롱(Hai Long)과 꽝하이(Quang Hải)의 연속 골에 힘입어 ‘태국을 2대0으로 완파’했습니다. 숙적의 안방에서 거둔 2점 차 원정 승리였기에 베트남 전역의 분위기는 이미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팬들은 2점 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전혀 방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미딘 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90분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 결승 2차전 일정: 8월 26일 저녁 8시 (현지 시각)

🇻🇳 경기 장소: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 (Mỹ Đình National Stadium)

베트남 팬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우승이 아닙니다. 태국의 홈구장 방콕에서 승리를 거둔 뒤, 다시 수도 하노이로 돌아와 홈팬들의 붉은 함성 속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완벽한 피날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를 이겨도 기쁜 결승전이지만, 그 마지막 상대가 태국이라면 그 기쁨과 카타르시스는 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저녁, 하노이를 물들일 붉은 물결과 함께 동남아 축구 최강자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하노이로 향하고 있습니다.

🏆 베트남을 물들일 붉은 함성을 기다리며…

축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베트남과 태국의 라이벌전 ‘동남아 한일전’

한때는 넘 볼 수 없었던 태국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며 성장해 온 베트남 축구의 역사는, 어쩌면 지난 몇 십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뤄낸 베트남 사회의 자신감과도 닮아 있는 듯합니다.

그렇기에 오늘 저녁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울려 퍼질 응원가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 이상의 뜨거운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입니다.

베트남 20년 차 안쵸이, 저 역시 오늘은 한 사람의 팬이 되어, 거리를 가득 채운 붉은 물결 속에서 베트남이 또 한 번의 역사를 쓰는 순간을 함께 응원하려 합니다.

과연 베트남은 홈 팬들 앞에서 완벽한 피날레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요?

[베트남의 태극기] 박항서 감독의 뒤를 이은 김상식 감독.(https://vnexpress.net)

박항서 감독님과 함께했던 베트남 축구!
박항서 감독에 이어 ‘베트남 신화’를 새로 써 내려가고 있는 김상식 감독님의 베트남 축구!

오늘 저녁! 늘 치열한 한일전에 대한 추억과 함께 동남아 최고의 축구 축제를 여러분도 함께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 Cố lên Việt Nam! (베트남 파이팅!)